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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상님께

양주일 2006. 12. 28. 08:51
어제 귀가해서 최규상님께서 남기신 글을 보았습니다. 무엇이 최규상님을 화나게 했을까?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 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제가 화답하는 일일꺼라 믿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메일 주소를 남겨주셨으면 개인적으로 말씀 드렸을텐데... 덧글로 남길 수 있겠지만 코멘트 입력창은 너무 작아서 이렇게 새글로 쓰는 점 이해 부탁 드립니다. 뭐 주홍글씨를 새기고 싶다는 내용의 글은 아니고, 오해 하셨다면 제가 죄송하단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최규상님의 생각은 저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오해를 하셨는지 저로서는 처음에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강연에 참석하셨었나요? 제가 강연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기획, 디자인, 개발 모두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아니 당연한 것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개발자에 대한 조삼모사를 보여드렸죠. 뭐 그 부분에서 개발자만 씹는다고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해명하자면 제가 개발자여서 저 스스로 바뀔 수 있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봤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연에 참석하지 않으시고 제가 참고하시라고 공개한 강연자료만 보셨다면 그건 규상님께서 상당히 까칠하게 사람을 대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사람을 평가할 때 한부분만 보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저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억울해서 이런말씀 드립니다.

그럼 말씀 하신 내용에 상세한 해명을 해보겠습니다.
개발자를 원숭이에 빗대놓았군요. 올리신분들은 전부 기획자 경영자 팀장인가요. 사내에선 만만하게 지내더라도 대외적으로 적절한 건지.

조삼모사는 그저 유머라고 봐주세요. 제가 특정 부류의 사람만 비하하려고 한 것이 아니랍니다. 저 또한 개발자라고 말씀 드렸죠. 만일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고 하시면 사과드립니다. 물론 해당 분야의 사람이면 기분 나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일면 다르게 본다면 표현의 자유까지 빌리지 않더라도 그저 농담이겠거니 웃어 넘길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편파적인 조소는 절대 안돼'라고 한다면 개콘과 웃찾사는 무얼 먹고 살까요?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 대부분이 개발자이십니다. 그리고 만일 사내에서 제가 저런 소리 했다면 물론 '하하'하고 한번 웃어주셨을 것이지만 오히려 사내에선 더욱 조심스러워야겠죠?(저도 처자식이 있어서 먹고 살아야죠)
작은 회사에서는 그 반대인 경우도 많을겁니다. 만드는 사람은 표준준수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경영자이자 하는 분들이 소스코드의 중요성을 납득하지 않거나 해야한다고 생각하질 않으니까요.

네 오만배 동의 합니다. 회사의 규모를 떠나서 개발자의 노력을 인정합니다. 소스코드 레벨에서 중요도를 따지기 보다는 우리가(PM, 경영자 포함) 만든 product와 서비스의 중요성을 알아야 합니다. 같은 회사 동종 업계에서 함께 일하고 돈벌고 살아가는거 아니겠습니까.
사기꾼이라고 자청하신 이야기는 잘 보았습니다. 개발자들이 날밤새는 것에 숙연하신 것은 고맙습니다만 웹표준의 필수조건이 개발자의 초과근무라는 분위기면 안타깝군요.

가식적으로 그런말 한것이 아닙니다. 혹시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 중 아는 분이 있다면 꼭 물어봐주세요. 말씀하신 대로 팀원을 이용해서 자리에 연연하는 그런 사람인지 말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양주일과 일해보고 싶다'는 동료가 있도록 살고 싶습니다.

개발자가 초과근무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란 것은 잘 아시겠죠. 저는(또는 다른 분의 카툰에서) 그런 것이 잘못된 현실이라고 주장하고 싶었고 그에 대해 개발자 스스로의 노력과 합당한 보상, 그리고 당연히 웹표준을 준수해야 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달 하고 싶었습니다.
기독교신가요? "표준이 자유케 하리라." 그런말할 필요 없습니다. 팀버너스리한테 목맬 필요도 없습니다.

천주교 신자입니다. 그러나 모태신앙을 가졌고 결혼도 성당에서 했지만 1년에 4~5번정도 축일에만 성당에 참석하는 콩가루 신자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이야기는 제가 PT때마다 써 먹는 미사여구입니다.

강연에서 '제가 말하는 것이 100% 옳은 소리는 아닙니다. 저도 그저 주워들은 잡학을 제 나름의 인지과정을 통해 해석하고 정리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분께서 탐구해야 할 것은 여러분 나름의 진리입니다(이부분에서 저 말이 등장함).'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합니다.

물론 그 문구를 상당히 좋아하죠. 천주교라 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서를 철학사상서라고 본다면 공자왈 맹자왈과 다를바 없을테죠. 팀 버너스리? 이름은 들어봤고 대충 뭐하는 사람인 줄은 압니다만 신봉하지 않습니다.
유용성을 알려주고 넘을 장벽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표준주도적인 상황으로 변한지 오래됐고 지금 나서서 보기좋지 않게 떠드는 사람들 없어도 w3c 문서 읽을 줄 아는 사람들 한국에 널렸고 표준으로 바뀌게 되어 있어요.

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와 뜻이 같으시네요. 하지만 나서서 떠드는 사람들이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엔 50%만 동의 합니다. 그들의 노력과 능력(그것이 비록 말빨이라고 비하하실 수도 있지만)은 인정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표현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 갑니다. 코드에 파묻혀 지낸 세월이 자신을 대변해 주진 않습니다. 잘잘못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토론해서 서로 생각의 합일을 이끌어내고 '진리(제가 좋아하는 단어)'를 찾아봐야겠죠. 제 나름대로 웹표준에 대해 고민해보니 그것 윤리도덕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사회현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진실을 파악하기 힘든 주제입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돼'라고 한다해도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죽일놈은 아니죠. 그와 비슷한 정도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물론 쓰레기는 휴지통에 버려야 합니다.
좀 빠른 타이밍에 표준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몇몇 사람들 여기 잇권이 달려 있죠. 익스 5,6 호환해야 하고 작업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에 윗분들한테 투자,지원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개발자 혹은 사내 부하직원들 부하늘리는 대가로 대한민국 인터넷 시장에서 선구자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죠. 별로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목소리를 내고 싶은거겠죠. 보편성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럴듯해 보이는 명분을 마련했을 뿐 매우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이권이라 보기엔 가진 것(기득권?)이 별로 없네요. 뭐 우리끼리 한솥밥 먹으며 하는 일에 니 밥그릇이 더 커보여 하는건 좀 과장이라 생각합니다. 윗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 노예부리듯 한다는 말씀은 제 짧은 경험을 통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리소스를 얻기 위해 윗사람에게 온갖 설명을 줄기차게 하고 심지어 자신의 위치마저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 노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하는 동료(부하직원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뭐 관리자란 직책에서 갭을 느낄 수 있다지만요)들에게 비전도 목표도 없이 부려먹기만 하는 상사가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 제가 직접 설득해보겠습니다. 뭐 설득이 필요할까요? '넌 자질 부족이야. 그럴려면 국회나 가버려' 라고 말이죠(이런말 했다고 국회의원들이 기분 나쁘다고 제 blo9에 글 남길 수도 있겠네요).

여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물질적 풍요라고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물론 상관관계가 생깁니다만). 우린 IT 강국이라고 자부했지만(요즘엔 아니란 진리의 소리가 너무 많죠), 너무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오늘 살기에 급급했죠. 내일은 있었나요? 주변 사람과 현실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서로에 대한 이해, 내일에 대한 설계가 있었나요? 이젠 그런 것을 찾고자 모두들 노력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양주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