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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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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꿈

양주일 2007. 10. 1. 09:01
생물학자 윌슨은 통섭(Consilience)에서 '인간 지성의 흐름은 결국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지식의 통섭





최재천.주일우 / 이음

몇 년 전부터 화제가 된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통섭』(Consilience)에서 윌슨은 인문학·사회과학·예술 등이 모두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에 유전학·진화학·뇌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하는 것이 ...



통섭(統攝)은 '서로 다른 요소 또는 이론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단위로 거듭남'의 과정을 뜻한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건 실상 학문 또는 실생활에서 추구하는 진리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물음 때문이었고, 현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한가지 결과를 얻기 위해 다방면의 사람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일이 전문화 세분화 되는 해체의 과정을 거친 다음 다시 통합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다른 분야의 일에 대해 배척하고 무시하는 가름 속에서 실패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 밥그릇 싸움으로 끝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의 근본 원인이 무얼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책속에서...
여러 학문들 사이에 놓인 경계는 필연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역사적인 것이다. 경계가 그어져야 하는 이유 속에는 우연과 계기가 많이 있었고 임의로 그어진 선들도 많아 보인다. 어느 학문이나 자신들의 오랜 역사를 뽐내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그것들은 다시 구성된 허구에 가깝다. 새로이 등장한 학문들도 머나먼 옛날이야기에서 기원을 찾는 일이 잦다. 그로부터 만들어진 전통이 굴레가 되어 학문 안의 사람들이 바깥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학문들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그 사이에 높은 벽이 생긴 것은 학문의 전문직업화와 관련이 깊다. 흔히 전문직업화의 요건으로 밥벌이, 동료들 사이의 상호 검증, 그리고 직업윤리의 확립을 꼽는다. 어떤 분야를 직업으로 삼아 밥벌이가 가능해지려면 진입 장벽이 있어야 한다. 아무나 다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짭짤한 밥벌이는 불가능하다.

'지금 여기'의 문제에 새로운 방법을 찾아 치열하게 부딪치기보다는 이미 수립된 방법을 답습하는 쪽이 안정된 직업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분야를 넘나드는 일은 전문가답지 못한 일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문제든 어느 한 분야의 지식으로 명쾌하게 풀리는 법은 거의 없다.

학문이 전문 직업이 되면서 지식들이 경계를 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운명을 거스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서로 다른 대상들의 원인과 원리들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즉 우리가 보편적이거나 유비적인 방식으로 말하자면, 모든 것의 원인들과 원리들은 똑같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제는 지식의 총량이 너무나 방대해져서 한 개인이 여러 분야를 섭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진리의 행보는 학문의 경계 학문의 경계 따위는 존중해주지도 않건만 우리는 스스로 쳐놓은 학문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잠시 들렀다 사라지는 진리의 옆모습 또는 뒷모습만 보고 학문을 한답시고 살고 있다. 학자들이 학문의 국경을 넘을 때 여권을 검사하는 거추장스러운 입국 절차를 생략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의미의 범학문적 접근을 통해 지식의 큰 줄기(統)를 잡아야(攝) 한다.

이 책은 다방면의 사람들이 학제적 연계를 위해 의견을 기술한 책이다. 통섭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자신들의 분야를 기준으로 통섭의 필요성을 끼워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의 경계를 넘기위한 시도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