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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라는 꼬리표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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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라는 꼬리표 2

양주일 2008. 3. 29. 06:14
둘째가 새벽에 보채서 잠이 깼다. 조그만 것이 감기에 걸려 열이나고 많이 아픈가보다. 심신이 피곤한데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이틀간의 중국출장을 마치고 돌아와서 세상 일을 몰랐는데 올블로그 채용과 관련해서 사건이 있었나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사후 대응이 미숙했다는 건 지울 수 없는 사실이 돼버리고 말았구나...

항상 조직에 속한 사람은 '가족'같은 관계를 꿈꾼다. 가족처럼 화목한 조직, 고객을 가족처럼... 하지만 가족 간에도 갈등이 생기고 평생 얼굴조차 안본다고 갈라설 수도 있으며 더더군다나 한핏줄을 나누지 않은 이상에야 그건 이룰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자꾸 그런 꿈을 쫓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지... 사람이란 참 사고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서 꿈이 커져버린 오묘한 동물이다.

가족끼리 인사(HR)는 있을 수 없다. 아빠가 자식을 활용 가능한 자원(resource)으로 볼까? 엄마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도 있다지만 치고박고 싸우더라도 가족의 관계는 언제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혈연관계는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이지만 가족은 이(利)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정(情)에 끌리는 원시적인 집단이기도 하다.

기업은 조직화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공통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조직원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뿌리는 '신뢰'이다. 따라서 인사를 하는 사람들은 가족처럼 끈끈한, 상호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치 단체가 아닌 한가족같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관계의 공통의식을 '문화'라고 부른다. 올블로그는 '가족같은 문화'를 만들고 싶었을 테고 그걸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모든 인사담당자들이 바라고 바라는 게 바로 문제가 발생해도 돌아갈 수 있는 원점일테니까.

스타트업 기업에 있어 가장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 인사와 재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소홀히 대하는 부분이 바로 이 두가지다. 투자해도 당장 효과를 볼 수 없고 이미 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현실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이러한 초기 기업에서 가장 믿고 싶지 않은 것이 '줄다리기 효과'와 '애벌린 패러독스'가 아닐까 싶다. 신규 직원을 뽑을 때 '열정'과 '도전'에 대한 의식이 '내 마음'과 같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특히나 IT기업에서는 기존 굴뚝기업에서 행해진 인사관리 자체를 거부하려 한다. 삼성이나 현대의 성공 신화에 열광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만든 체계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 나쁜 것이면 고쳐서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따라하면 된다. 인사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에 기본은 동일하다. IT가 있어봤자 얼마나 오래됐겠나? 인사는 수천년의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공통으로 발전되어온 조직학이다. 이에 대해 비싼 컨설팅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 서점에 가보면 경영코너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논하는 게 결국 인사에 관한 것이다. 몇권 집어들다보면 스스로 통하는 게 생긴다.

진실이 무엇이건 간에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사람 사는 동네일 수 밖에 없다. 경험의 깊이와 너비를 논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알 수 있고 또한 알아야 하는 것을 놓치긴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올블이 됐음 좋겠다. 모두가 내 맘 같지 않다. 그리고 더더군 다나 '조직'의 이름을 걸고 너무 솔직한 게 정답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을 것같다. 공과 사는 구별하는 게 맞다. 사적인 내용, 그것이 공과 관련 있는 것이라면 대중이 보는 앞에서 쏟아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때론 그래야한다. 잘 생각해보면 그러고 싶지 않고 그렇게 행동을 안한다는 사람 조차도 그럴 순 없다. 서글프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