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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일 당장 일을 그만 둔다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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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일 당장 일을 그만 둔다면

양주일 2008. 10. 3. 12:49

외국영화를 보다 보면 '넌 해고야'라는 말을 듣고 짐을 싸는 장면이 나온다. 학창 시절에도, 직장을 다니는 지금까지도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이라 가능한 걸까?


그 장면에서 두가지가 놀라운데 우선, 회사가 사원을 그렇게 쉽게 해고할 수 있다는 것과 박스 하나만 달랑 싸들고 회사를 뜰 수 있다는 사실.


주로 미국 영화니 미국에서는 가능한 스토리인 것같다.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은 없을까? 성과주의 제도라서 가능한 걸까? 암튼 뭐 내가 인사 담당자는 아니니 거기에 대해선 자세히 모르겠다.


난 회사에 짐이 많은데, 회사가 아직 세입자이다보니 이사를 많이 다녔다. 이사때마다 '뭔놈의 짐이 이렇게 많아? 내가 이렇게 회사에 미련이 많았나?' 하는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근데 달랑 한박스라니! 내가 무식해 보인다.


그런데 얼마전 산학연계로 숭실대 가서 강의을 했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친구들이라 무슨 이야길 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 인생 이야길 해줬다. 사회로 나가서 첫 발을 디딜 친구들이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고보니 나도 하던 일을 관둘뻔할 때가 있었다. 현재의 직장에서 말이지...


그땐 입사해서 1년쯤 됐을 땐데 플래시 게임을 만들고자 했었다. 싱글게임팀의 한 파트로 5명 정도 근무. 나 포함 개발자 3명, 디자이너 2명.


어느날 실장님이 부르셔서 가보니 '주일아 아무리 고민해봐도 플래시 게임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답이 안나와... 그래서 말인데 너가 팀장으로 팀을 한번 만들어 보고 너희들끼리 고민해봐 단 6개월 뒤에 다시 보자'. 6개월 뒤엔 어떻게 되냐고 여쭈었는데, '답이 없으면 해체. 다른일 해야지'.


깜깜했다. 내게 게임에 대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플래시를 좋아하다 그걸 업으로 삼게 됐고, 더구나 그땐 병특이었단 말이다. 나더러 어쩌라고... 하지만 길게 고민할 순 없었다. 팀을 만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표는 어떻게 잡나? 성과 평가는? 이런 조직 관리는 떠오르지도 않았다. 팀장이란거 해볼 생각도 없는 상태에서 그게 아니면 내 인생이 망가질지도 모를 상태였으니까(사실 팀원들 걱정도 그땐 못했다).


암울했던 시기는 어째 지나갔고 지금 돌이켜 보건데 늘 밥벌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팀원들이랑 '왜 맨날 우리는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만 고민해야해?'하며 울먹인 적도 많았다. 근데 그때 뿐 아니라 예전에도 지금도 늘 그런 고민을 하며 산다. 내가 고민이 많은 건지 아니면 인생이 그런 고민하며 살라고 있는 건지...


죽을 때까지 고민하겠지? 내일 뭐 입지? 라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