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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중립적인 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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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중립적인 글

양주일 2007. 1. 7. 10:27
* 가치 중립적인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 현상에 대해 언급하고, 항상 느낌과 감상을 추가해 결론을 내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모든 글은 각자의 해석구조를 통과한 느낌과 감상을 포함하고(그걸 직관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다분히 가치 편향적인 글이 된다.



* 가치 중립을 이룰 수 있는 건 수치다. '목표수량 1만개에서 생산량 200% 초과 달성 했다.'는 중립적이다. 하지만 '그 서비스는 50점이다'는 편향적이다. 가치 판단을 내린 것이지 사실 표현을 한게 아니다. 그래서 어린왕자는 '어른들은 숫자만 좋아한다' 하고, 피터드러커는 '세상에서 믿을 것은 숫자밖에 없다(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고 했나?

* 객관적이라는 말의 뜻은 '주관을 최대한 배제한 객관에 가깝다'는 의미이지 자아를 제거한 완벽한 중립을 뜻하지 않는다. 말을 하는 주체가 있는데 어찌 주관이 개입되지 않을 수 있겠나?

* 느낌을 글로 옮기면서 온갖 정당성과 논리로 감추어 두는 경우가 흔하다(지금 쓰고 있는 이글마저도 그렇다). 그건 결국 논리로 위장한 깜상에 지나지 않는다. 무가치 하다는게 아니다. 해당 글 속에 들어있는 의견만이 다른 의견보다 상위에 있는게 아니란 말이다.

* 글을 쓰는 사람은 현상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주장하는 것이고, 그 글을 본 사람은 거기에 자신의 해석을 덧붙여 받아들여야 한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있을 수 없다(과학도 해석에 따라 변한다). 느낌은 변한다. 하루가 지날 수도 있고 찰나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진리'가 변할 수 있는가?

* 그래서 더욱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글에서는 '퇴고'가 필수적이다. 퍼블리싱을 하기 전에 읽고 또 읽고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최대한 다른 사람의 해석의 차이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 누군가 댓글에 쌩뚱맞게
'철학이 문제인거죠'

라고 이야기 했다. 물론 자신의 감상을 함축하여 단문으로 뱉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표현이라면 충분한 근거를 들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저 '내 직관을 믿어라'라고 말하기엔 해석 결과가 너무 다양하다. 그대 인생의 철학은 무엇인가?

* 글이 느낌을 표현한다고 보면, 사실 무미건조한 글로 진솔한 감정을 읽어내기는 어렵다. '잘 좀 해'라고 말할때 웃는 것과 인상을 찌푸리는 것은 극과 극이다. 글에서 현재 감정상태를 나타낼 수는 없을까? 이모티콘은 너무 겉치레가 되어버렸다. 드 보노의 빨간모자를 써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