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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라는 꼬리표 본문

blo9.com

조직이라는 꼬리표

양주일 2007. 4. 25. 08:16
요즘들어 글이 뜸합니다. 생각은 많은데 글로 옮기는게 쉽지 않네요. 글을 쓸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뭐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하며 그냥 지나치기 일쑤랍니다.



블로그를 쓰는 사람.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두 밟는 수순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뭔가 해보자'하는 식으로 자리를 펴지요.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이야~ 세상엔 참 해볼게 많네'하며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지요.

초기엔 혼자하는 중얼거림이지만 점차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곤 하지요. 즉, 관객을 끌어들이고 싶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한정된 리소스인 관심을 모을 수 있을까 궁리하지요. 글을 쓰고 코멘트를 둘러보고 트랙백이 없나 드나들면서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게 무얼까 고민하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삐딱하게 나가면 낚시를 하는 강태공이 되구요.

자 이젠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자신만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든 단계에 접어들지요. 아직 할 것이 많지만 점차 모여드는 관심과 기대치를 충족시킬만큼 자신이 성숙했는지를 비교하곤 합니다. 자신의 글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냐는 것이 고민의 출발입니다. 현실과 타협할 수도 있고 때론 강성블로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어떤게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인 성향(소심하거나 대범하거나)과 주변의 시선(사회적 규범 또는 예의)을 감당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가치관이 좌우합니다.

블로거가 진화하는 마지막 단계는 이렇습니다. 지쳐서 쓰러지거나(블로그 폐쇄) 득도하거나...

제목에 '조직이라는 꼬리표'라고 적고 나서 전혀 다른 글을 쓰고 있네요. 처음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취지의 글을 쓰려 했는데, '블로거 성장기'를 쓰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관객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화자(話者)의 모습 뒤에는 그가 속한 도메인이 존재합니다. 그건 개인의 성장 이력, 가족사, 그가 속한 조직(회사 또는 동호회)과 지역사회에 해당하지요. 대부분 어떤 블로거를 처음 볼 때 '얘 뭐하는 애지?'라고 되뇌입니다. 실제로 그렇죠. 개인의 인격만을 놓고 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요.

특히나 그 사람이 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때 더더욱 도메인까지 구워삶으려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니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냐'는 둥 '맞아 니가 그 쪽(지역, 학교 등) 출신이지'라는 말들을 내뱉지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들입니다. 엉뚱하게 튀는 불똥에 당사자는 더더욱 화가나서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지요.

어차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그를 둘러싼 시간적, 공간적 환경을 배제하고서는 그 사람의 자아를 해석할 수 없겠습니다. 저 조차도 늘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한국인이니까요. 하지만 그가 속한 도메인과 해당 도메인에 속한 다른 이들까지 싸잡아서 매도해서는 절대 안되겠지요.

무슨 말을 하더라도 무슨말을 듣더라도 당사자만이 아는 이야기입니다. 남에게서 들었다고 잘못 해석하지 말고 당사자와 이야기해서 묵사발을 만들던지 아니면 이해해야 하겠죠.

히히 매우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실제론 평소에 이런 생각들이 계속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제가 하는 이야기는 제 이야기입니다) blo9 탄생 1주년을 기념해서 만감이 교차해서 글을 썼습니다. 그 새벽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